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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만한 시선/주목할 만한 시선, 책

<37> 어떤 결혼식 / 이야기나무

by TheExod 2015. 5. 12.



매년 봄과 가을, 주변 사람들을 만나면 의례 하는 이야기가 있다. 특히 결혼의 계절이라 불리우는 5월의 주말엔 하루에 두세곳씩 들려야 하는 것. 바로 결혼식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만나 서로의 사람이 되기로 하는 약속하고 이를 공표하는 자리인 만큼 결혼식도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나타나야 하건만 현실은 천편일률적인 모습이다. 이러다보니 결혼식은 결혼하려는 사람에게는 일생일대 사건이지만 하객들에게는 의무적으로 참석해야만 하는 주말 행사쯤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정작 하객들은 주인공인 신랑과 신부에 대한 이야기는 빠진 채 음식이나 교통편만 이야기하게 된다. 대부분 결혼식이 비슷한 구성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하지 말아야지'라며 특별한 결혼식을 꿈꿔보지만 비용과 시간, 양가 어른들의 반대 등 현실의 벽 앞에서 그 꿈은 무너지기 마련이다. 

<어떤 결혼식>은 획일적인 결혼식에서 벗어나 색다른 아이디어와 신혼부부의 개성이 묻어나는 결혼식을 올린 커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는 자신들만의 결혼식을 올린 이들을 인터뷰한 뒤 비싼 예물이나 예단을 하지 않아도, 화려한 예식장을 택하지 않아도, 엄숙한 주례사나 음악이 흐르지 않아도 혹은 결혼식 자체가 없어도 두 사람이 새롭게 시작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한다. 

책에는 자신들만의 결혼식을 직접 만든 일곱 커플들이 담겨져있다. 각기 커플들의 우여곡절 많은 결혼식 준비 과정과 생생한 인터뷰, 하객들의 반응, 그날의 생생한 기억을 담은 결혼식 후기 등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궁금할 결혼식 정산표 역시 정리돼 있어 예비부부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결국 모든 것은 결혼식을 만드는 두 사람이 선택하기 나름이다. 저자는 "저렴한 결혼식, 특별한 결혼식을 소개한 것이 아니"라며 "결혼을 준비할 때, '결혼식을 얼마에 하지?'가 아닌 '어떤 결혼식을 할까?'를 더 많이 생각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한다.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