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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만한 시선, 영화

우리와 조금 다른 사랑일 뿐... 영화 <마이 페어 웨딩>

by TheExod 2015. 5. 29.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헌법 제 10조를 통해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보장돼야 할 권리, 즉 '행복추구권'이다.

헌법에서도 명시적으로 보장된 권리지만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이러한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수 없이 많다. 특히 '성소수자'이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동성애자들이 대표적이다.

올해 서울시청 일대에서 개최될 예정인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서울시청 광장에 대한 집회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등 보수기독교단체들의 집요한 반대로 개최 장소를 확정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우리 사회가 이들의 행복추구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다음 달 개봉 예정인 <마이 페어 웨딩>은 성소수자인 김조광수 감독과 그의 연인인 김승환의 결혼 준비 과정에서부터 결혼식 당일의 상황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그려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3년 9월, 공개적인 동성결혼식을 진행해 사회적 이슈가 됐던 이들은 '동성결혼'이 합법화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논란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들 역시 자신들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 즉 '행복추구권'을 보장받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이다.

김조광수 감독은 기자회견 당시 "저희가 이효리씨처럼 이성애자였다면 조촐하게 결혼했을 겁니다. 많은 동성애자들이 결혼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저희가 요란하게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라고 밝히며 '특별한' 결혼식이 아닌 '당연한' 결혼식을 올리고 싶은 평범한 한 남성으로서 그의 마음을 전했다.

영화는 성소수자들의 결혼 준비 과정을 담아냈지만 이들의 모습은 일상에서 보는 다른 여느 커플들과 크게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의견충돌로 인해 감정이 상하기도 하고, 처음 보는 서로의 모습에 놀라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엔 서로의 눈빛엔 사랑이 가득 차는 모양새가 퍽이나 뭉클하다. 단지 다른 것은 이들이 성소수자라는 사실 뿐이다.



영화는 동성애와 동성결혼에 대해 어떠한 주장도 내세우지 않는다. 그저 모든 상황을 관객들에게 담담히 보여준다.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밝히는 커밍아웃 자체도 쉽지 않을 정도로 아직 우리 사회에는 동성애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이 많다. 그럼에도, 영화는 동성애로 인해 고통받고 차별받고 있는 현실에 대해 고민해 달라고 손을 내밀고 있다. 

자기 자신을 숨기며 살아가야한다면 그건 그렇게 태어난 이들의 잘못일까. 세상은 소수에, 그리고 '다름'에 굉장히 민감하다. 우리와 '다름'이 '틀림'은 아니다.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