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는 영원할까?
자본주의 체제가 봉건주의나 다른 역사적 체제들처럼 그 수명을 다하지는 않을까? 사회주의 경제체제 역시 오늘날 대부분 멸종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자본주의 경제체제 역시 영원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세계 곳곳에서는 소득 양극화로 인한 고통으로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자본으로 인해 벌어들인 무노동이익을 통해 또 다른 이익을 벌어들이는 극소수의 사람들도 있다.
2014년 현재, 통계청에 따르면 대한민국 역시 소득 상·하위 10%의 격차가 11.9배에 달하는 현실이다. 물론 이 통계에는 상위 10%가 가진 자본소득(증권 배당, 상속 재산)으로 인한 소득은 포함되지 않았으니 실제로는 더 큰 격차가 클 것이다.
신간 <자본주의 미래는 있는가>에서 이매뉴얼 월러스틴(Immanual Wallerstein) 등 세계적 명성의 사회학자 5명이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해 전망했다.
이들이 그리는 자본주의의 미래는 대체로 암울하다.
2040년 내에 노동 가능 인구의 40퍼센트, 나아가 70퍼센트까지 치솟을 실업률, 수백만의 인명손실을 가져올 극적인 생태위기, 전쟁을 포함한 폭력적인 체제 이행, 0퍼센트에 가까운 저성장, 격심한 양극화 등 사회갈등의 고조로 인한 갖가지 형태의 반체제운동과 혼란이 자본주의의 미래로 제시된다.
책은 1930년대 대공황과 70년대 경기침체, 2008년 미국발 세계금융위기처럼 반복되는 경제위기의 원인은 무엇인지를 묻고 근본적으로 이를 없앨 수 있지를 탐구한다. 자본주의는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언제나 '정상'으로 복귀할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자본주의 이후'는 어떻게 될 것인가.
거시 역사사회학의 관점을 가진 5명의 저자들은 각기 관점에서 조금씩은 다른 전망을 내놓지만 일치하는 것은 "뭔가 거대한 사태가 수평선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5명의 저자 모두 자본주의 체제를 현 상태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때, 우리 앞에 놓일 선택지는 무엇일까. 자본주의가 무너지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지난 세기 파시즘과 비슷한 형태의 폭력적인 질서가 구축될 수도 있다. 사회주의 경제체제와 비슷한 형태의 구조가 출현할 수도 있다.
펜슬베니아 대학의 콜린스 교수는 책에서 이 파국이 장기적으로 자본주의적 형태와 사회주의적 형태의 정치경제체제 사이에서 진동할 것이라고 봤다. 그가 보기에 탈출로가 모두 닫힌 자본주의의 유일한 돌파구는 사회주의적 소유, 강력한 규제와 개혁을 뜻하는 어떤 종류의 비자본주의 체제로 이행하는 것뿐이다.
이는 혁명을 포함한 전면적인 반자본주의 운동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 움직임은 파시즘적으로 나아갈 수도, 민주적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여기서 그가 강조하는 것은 선거를 통한 '평화로운' 제도혁명이다.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
/ 이매뉴얼 월러스틴, 랜들 콜린스, 마이클 맨, 게오르기 데를루기얀, 크레이그 캘훈 지음, 창비, 408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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