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목할 만한 시선, 영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 왜 이리 힘든거야! 영화 <망원동 인공위성>

by TheExod 2015. 1. 30.



"이것은 꿈과 희망을 전파하는 일입니다."

티셔츠 1만 장을 팔아 1억 원의 인공위성 발사비용을 충당한다!

개인이 인터넷에 공개된 회로도를 바탕으로 DIY(Do It Yourself) 방식으로 인공위성을 만들어 우주로 쏘아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에 도전한 아티스트 송호준의 파란만장한 도전. 

인간이 태양계 끝편으로 탐사선을 보내는 시대이지만 국가가 아닌 개인 한 사람이 인공위성을 띄운 사례는 세계 역사상 찾기 힘들다.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그는 망원동 지하 작업실에서 고군분투한다. 마치 인기 리얼버라이어티 프로 '무한도전'의 실제 현실을 보는 느낌이다.

2008년 "개인이 인공위성을 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이름하여 'OSSI 프로젝트'는 어느새 전 세계가 주목하는 도전이 됐지만 어찌된 일인지 일은 꼬여만 간다.

인공위성 발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팔고 있는 티셔츠는 도통 팔리지 않고, 인공위성 DIT 작업은 까다로운 기술적 문제로 인해 진척이 되지 않는다. 

그의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영화 <망원동 인공위성> 中


▲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 왜 이리 힘든거야!

영화 <망원동 인공위성>은 송 작가가 개인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인터넷에 공개된 지식을 통해 인공위성을 만들고, 꿈을 공유한 이들의 기부를 통해 인공위성 발사 비용을 마련하는 과정을 예술 작업으로 승화시킨 송호준 작가. 

이른바 OSSI(Open Source Satellite Initiative)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과학자도 아닌 그는 인공위성을 쏘는 과정을 담은 예술을 하려다 '개고생'을 거듭한다. 

영화는 2시간이 약간 안되는 상영시간동안 송호준 작가의 좌절과 욕설, 그리고 무모한 도전의 버라이어티를 풀어놓는다. 

개인이 인공위성을 띄우겠다는 '꿈'을 가로막는 '돈'이라는 현실 장벽 앞에서 그는 "꿈과 희망은 결국엔 돈이네 돈. 자본주의가 꿈과 희망을 만들어냈어"라며 푸념하기에 이른다. 

인공위성 발사대행 업체 '노바나노'와 계약은 했지만 1억원에 달하는 비용은 도통 모이지가 않는다. 

티셔츠를 팔면서 인공위성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호준은 행복하지가 않다. '자기가 벌인 일'을 하는 데 왜 정작 당사자는 행복해 보이지 않는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꼭 해야만 할까.


영화 <망원동 인공위성> 中


▲ 돌덩이라도 쏘아올릴 거예요!

영화를 보면 궁금한 것 투성이다. 

그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인공위성을 띄울 생각을 했을까. 고작 LED가 깜빡이는 것외엔 별다른 기능이 없는 인공위성을 만들고 1억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발사비용으로 내면서까지 그는 왜 그래야 할까. 

김형주 감독은 시간 순서대로 영화를 진행, 송호준의 감정 변화와 사건 등 'OSSI 프로젝트'로 인해 벌어지는 날것 그대로를 가감없이 전한다. 때문에 영화에는 한숨과 짜증이 넘치고 욕설도 나온다. 

인공위성 발사 대행 업체와 계약을 맺은 이상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러시아 소유즈 로켓 발사일이 정해져있는 탓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기한 안에 계약을 맺은 대행 업체에게 인공위성을 전달해야 한다. 

온갖 고난과 역경 끝에 어찌어찌 인공위성을 완성한 그에게 소유즈 로켓이 무기한 발사 연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프로젝트는 오리무중에 빠지게 된다. 

과연 '망원동 인공위성 프로젝트'는 끝날 수 있을까.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