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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만한 시선45

<45> 우토로 여기 살아왔고, 여기서 죽으리라 / 도서출판 품 2021년 8월 30일 오후 4시경 일본 교토부 우지시 이세다초 우토로 마을, 별안간 마을 한 켠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원인을 알 수 없이 일어난 불은 5시간 가까이 이어져 집과 창고 8채를 불태워버렸고, 이듬해 있을 ‘우토로평화기념관’에 소장될 자료 50여 점도 함께 집어삼켰다. 빈집에서 시작된 불이었지만, 소방당국은 화재원인을 전기누전 등으로 인한 실화로 추정하며 사건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사건 발생 4개월 뒤 또 다른 방화사건으로 잡힌 용의자를 조사하던 중 범행을 자백받으면서 우토로, 재일조선인에 대한 증오범죄였음이 드러났다. 범인은 “우토로를 불법 점거한 재일조선인에게 공포감을 줘서 몰아내려 했다”는 말과 함께 “우토로평화기념관 개관을 막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일명 LP가스로 불.. 2022. 7. 25.
<44> 바람 목소리 /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 김창생(金蒼生) 작가의 장편소설 ‘바람 목소리(서원오 옮김,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 출판 / 일본에서는 2020년, '바람의 소리 風の聲'로 출간)'는 제주 4.3 사건의 살육광풍을 피해 목숨을 걸고 일본으로 떠난 쌍둥이 자매 설아와 동아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제주 4.3 사건과 이를 피해 일본으로 떠나야 했던 재일동포들의 삶의 여정을 기본 토대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일본어로 쓰여진 이 책이 한국어로 번역돼 나올 수 있던 것은 서원오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봄'(이하 시민모임 봄) 사무국장이 직접 번역을 맡고, 기획해 시민모임 봄의 사업으로 추진해서다. 작가는 일제강점기와 1948년 그리고 현재라는 시간, 제주도와 오사카 이카이노의 공간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소설은 말도.. 2022. 4. 27.
<43> 커밍아웃 스토리 / 한티재 "정의당은 좋은데, 동성애에 대해 말하는 걸 보고 지지하지는 않아." 오랜만에 만난 선배와 대화를 하다, 말문이 막혀버렸다.그동안 진보적이고, 또 약자를 위해 일을 한다고 느꼈던 선배의 그 얘기는 그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우리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동성애자.그들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인식은 어쩌면 이와 같이 '혐오'라는 단어로 정리되지 않을까?! 나 역시 LGBT와 같은 세부 용어는 잘 몰랐다. 남과 여. 이분법적 젠더만 알던 나였기에 더더욱 잘 몰랐다. 그래도 주변에 몇몇이 커밍아웃을 했었고, 기자라는 일을 하면서 짧은 배움들 덕분에 그들에 대해 거부감이나 차별적인 인식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였던 것 같다. 최근. 군대에서.. 2018. 6. 20.
<42> 살아있는 우리 헌법 이야기 / 삼인 요즘 언론에서는 연일 개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정국이 '개헌' 격랑에 휩싸이고 있는 모양새다.지난 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이 제왕적 대통령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으로 개헌에 대한 얘기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과연 정치권이 국민들의 바람을 제대로 개헌에 반영할 수 있을까라는 점은 의문으로 남는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개헌 추진 시기와 권력구조에 대한 논쟁에 치우친 정치공학적 계산만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개헌은 어느 시점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헌이 집권층의 집권도구로 또 다시 이용돼서는 안된다.제왕적 권력을 갖고 있는 대통령제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미 겪은, 또 현재 겪고 있는 탄핵 정국에서 우리는 우리가 선출.. 2016. 1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