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뛰는 현장이야기



일본식 웰빙식단을 다룬 <리틀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미국 푸드트럭에서 일하게 된 일류 레스토랑 셰프의 이야기 <아메리칸 셰프>까지 올해 극장가에선 맛있는 음식들이 넘쳐난다.

지난 1월 개봉한 다양성 영화 <아메리칸 셰프>는 스크린 100개를 갖고도 15만명을 모아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2월 개봉한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는 10여 개 관에서 개봉, 관객들의 호평을 받아 오는 5월 2탄(봄과 겨울 편)이 나올만큼 푸드 콘텐츠의 힘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엔 '소박한 프랑스 가정식' 요리가 스크린에 한 상 가득 차려진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의 개인 요리사였던 다니엘레 델푀를 모델로 한 영화 <엘리제궁의 요리사>가 그것이다.



'프랑스 요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영화엔 송아지와 돼지 살코기로 층을 쌓아 만든 '오로르의 베개', 딸기와 블루베리로 수놓은 크림 타르트가 화면 가득 담겨있다. 

영화 속 주인공인 라보리 오르탕스(카트린느 프로)는 지금까지 만난 요리사들과 다르다. 셰프로 불리는 것을 원치 않으며 하얀 조리복을 거부하고 오로지 '프랑스의 맛'을 내는 데에만 열중한다. 실제로 지난 1988년부터 1990년까지 2년 동안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의 개인 요리사이자 당시 대통령 관저 엘리제궁의 유일한 여성 요리사였던 다니엘레 델푀의 이야기를 추억담 형식으로 엮었다. 

영화는 남극에서 마지막 요리를 하는 셰프 라보리와 엘리제궁 주방으로 가는 라보리가 교차되면서 시작된다. 프랑스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송로버섯을 키우며 살아가는 라보리. 우연히 프랑스 대통령의 개인 요리사 제의를 받고 엘리제궁에 들어간다. 30년간 엘리제궁 주방을 지킨 셰프는 라보리를 경계하고 라보리는 대통령이 진정 원하는 음식은 격식을 차린 정통요리가 아니라 어린시절부터 먹어온 따뜻한 프랑스 요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라보리의 요리가 대통령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메인 주방의 요리사들과 라보리는 불편한 관계가 된다. 지칠대로 지친 라보리는 2년 동안 지킨 주방을 떠나 자신만의 농장을 짓기 위해 떠난다. 



영화는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연어로 속을 채운 양배추'를 시작으로 '아름다운 오로르의 베개', '허브를 뿌린 양갈비 구이' 등 프랑스 가정식 요리를 선보인다. 화려함에 익숙한 프랑스 요리와는 또다른 '할머니 레시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프랑스 요리사가 주인공인 만큼 대통령의 식탁에 오르는 다양한 프랑스 요리가 눈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영화는 눈요기에만 치우치지 않는다. 라보리의 주방을 찾은 대통령은 송로버섯을 얹은 토스트에 추억에 젖는다. 요리는 개별적이다. 개별자들의 마음 깊숙이 박혀있는 레시피는 감정을 흔들어 놓는다. 라보리는 요리를 통해 대통령에게 어린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말로는 '소박한 식사'라고 하지만 스크린에 끊임없이 펼쳐지는 프랑스 가정식 요리의 향연은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저절로 군침이 돌게 한다.

오는 19일 개봉.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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