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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일보53

<31> 학교는 시끄러워야 한다 / 양철북 최근 학생들의 진로희망에서 남자 초등학생을 제외한 초·중·고 학생들 대부분이 가장 희망하는 직업으로 '교사'를 꼽았다. 교사를 선호하는 추세는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취업시장이 갈수록 어둡고 팍팍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정년이 보장돼 안정적인 교사가 '성공적 직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교사'를 희망하고 선호하는 이들은 많아졌지만 과연 왜 교사를 해야하는 지에 대한 물음에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선호도만큼 늘어났을까?! 우리 주변에서는 아직도 '대학가서 미팅할래, 공장가서 미싱할래'라는 급훈이 버젓이 붙어있는 학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학생들의 흡연을 단속한다는 명목으로 소변검사와 머리카락을 통해 니코틴 여부를 검사하겠다는 학교들도 상당하다. 교육이라는 미명아래 학생들의 인권은 짓밟히고 직업의 귀천.. 2015. 3. 11.
당신이 잊고 있던 그들을 만나다. <그라운드의 이방인> 전대미문의 한국프로야구 30승 투수 장명부, 최초의 한국시리즈 4승 투수에 도전했던 김일융, 2000년대 SK왕조를 이끌었던 김성근. 이들의 공통점은 재일동포 야구선수라는 점이다. 1982년 출범한 한국프로야구가 누적관중 1억명, 연간 관중 700만명의 국민스포츠로 자리잡는 데에는 한국야구가 다시 꽃 필 수 있도록 도움을 줬던 재일동포들이 뒤에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영화 '그라운드의 이방인'은 우리가 잊고 있던 그들, '재일동포' 야구선수들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다시 말하는 작품이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얼마되지 않은 1956년부터 IMF 경제 위기를 겪기 바로 전인 1997년까지 해마다 여름이면 재일동포 학생야구단은 한국을 방문, 친선경기를 가졌다. 1971년부터 시작한 봉황대기 전국.. 2015. 3. 6.
기억 남는 것은 욕정뿐이었던 영화 <순수의 시대> 배우 신하균의 데뷔 첫 사극 도전과 이미 드라마 등을 통해 사극 연기가 입증됐던 배우 장혁, 최근 떠오르는 신예 강하늘의 출연 등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순수의 시대'가 베일을 벗었다. 정말 정확히 벗기만 했다. 두 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동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신인 여배우 강한나가 세 남자배우들과 벌이는 정사신 밖에 없다. 첫 장면부터 짐승같은 정사신으로 시작, 이후에도 줄곧 정사신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다.조선 초, '제 1차 왕자의 난'을 소재로 여기에 정도전의 사위인 '김민재'(신하균)와 정도전의 외손자이자 태조의 딸 경순공주의 남편인 '김진'(강하늘)이라는 캐릭터를 가상으로 집어넣는다. 태조의 사위 진의 아버지 장군 김민재는 북의 여진족과 남의 왜구로부터 위태로운 조선의 국경선을 지켜낸 공로로 군.. 2015. 2. 28.
<30> 한국사 100년의 기억을 찾아 일본을 걷다 / 살림 올해는 을사늑약으로부터 110년이 되는 해이자 경술국치로부터 105년, 광복 70년이 되는 해다. 하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 유령처럼 우리 곁을 떠도는 식민지의 잔영과 일제강점기 시절의 잔재는 아직까지 우리 곁에 남아있다. 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재갑이 일제강점기 시절 식민지 조국의 아픔을 안은 채 머나먼 타국의 땅으로 강제노역으로 끌려갔던 옛 선조들의 아픔을 지난 1996년부터 15년 동안 추적한 보고서다. 그는 후쿠오카와 나가사키, 히로시마, 오사카,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일본 열도 곳곳을 답사했다. 군부대 진지에서부터 탄광, 광업소, 댐, 해저탄광, 지하 터널, 비행장, 통신 시설 등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자들의 한이 서린 역사의 흔적에 분연히 뛰어들며 참혹했던 모습의 현재 모습을 담아냈다. 장장 15.. 2015. 2. 27.